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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추리 소설

"추리소설의 한계를 넘은 한 남자의 희생"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

by 소리우 2024.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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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어. 이제 신만이 아는 영역이야."



히가시노게이고 용의자 X의 헌신



추리소설을 이야기할 때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름은 빠지지 않는다.
그의 작품 중에서도 많은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소설이 바로 용의자 X의 헌신이다. 인간의 감정, 논리, 그리고 이성과 감성의 경계를 뛰어넘는 이야기로, 범죄가 아닌 사람을 바라보게 만드는 독특한 추리소설이다.
무엇이 사람을 그토록 헌신적으로 만들었는지, 그들의 선택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질문하게 만드는 이 작품은 단순한 사건 해결을 넘어선다.

줄거리


용의자 X의 헌신은 천재 수학자 이시가미가 이웃집 여자 야스코와 그녀의 딸을 돕기 위해 완벽한 범죄 계획을 세우는 이야기다.
야스코는 전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다 그를 우발적으로 살해하게 되고, 이시가미는 이를 눈치채고 자발적으로 그녀를 돕기로 결심한다.
그의 헌신은 단순히 범행을 감추는 것을 넘어선다. 그는 자신의 천재적인 두뇌를 이용해 야스코와 그녀의 딸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준비까지 하게 된다.

야스코가 경찰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시가미는 허술한 알리바이부터 증거 조작까지 치밀한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그의 전략은 경찰을 혼란에 빠뜨리며 진범을 눈앞에 두고도 놓치게 만든다. 그러나 이 사건을 맡은 물리학자 유카와 마나부는 이시가미와의 오랜 친구다.
유카와는 이 사건이 단순한 우발적 살인과는 다른 느낌을 받는다. 이시가미가 감추고 있는 진실에 의문을 품고 사건의 배후를 파헤치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점차 긴장감이 고조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시가미의 계획은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유카와는 끝내 그가 진실을 숨기고 있음을 눈치채고, 그 진실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게 된다. 결국 밝혀지는 것은 이시가미의 헌신이 야스코를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자신의 인생을 희생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의 범죄는 단순히 논리나 계산을 넘어서는 감정적 선택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알게 된다.
이 진실은 독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리뷰


용의자 X의 헌신은 단순한 추리소설을 넘어서 인간의 감정과 선택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이시가미라는 인물은 범죄자이지만, 그를 단순히 나쁘다고만 평가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자신의 사랑과 헌신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전부를 내던진 그의 선택은 독자들로 하여금 그를 이해하려 노력하게 만든다. 이 작품은 범죄의 동기와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적 파장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이시가미와 유카와의 대조적 관계다. 두 사람 모두 천재적인 두뇌를 가졌지만, 이시가미는 감정을 따라가고, 유카와는 논리와 이성의 선에서 움직인다. 이들이 보여주는 대립과 이해는 작품의 핵심을 이루며, 추리의 재미를 넘어서 인간관계의 복잡함을 잘 그려낸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절제된 문체와 치밀한 서사는 독자를 끝까지 몰입하게 만든다.

이 소설을 싫어할만한 분


이 소설은 사건의 긴장감과 치밀한 계획에 집중하기 때문에 느린 전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약간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또한, 감정적인 동기가 주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건 해결에만 초점을 맞춘 독자라면 다소 불만을 느낄 수 있다.
범죄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지만, 범죄의 해결보다는 사람들의 감정선에 더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끝맺음


용의자 X의 헌신은 범죄 소설을 넘어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관계를 탐구한 작품이다.
천재적인 두뇌와 헌신이 만들어낸 비극적인 이야기는 단순한 추리를 넘어서 인간 본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한다.
이 소설을 읽고 나면 이시가미의 선택이 단지 논리적 결론이 아닌, 마음의 선택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작품을 통해 추리소설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주었고, 그 안에 담긴 인물들의 감정은 오래도록 독자의 마음속에 남을 것이다.

히가시노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