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란, 무슨 까닭인지 자기가 한 일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으면 죄책감 따위는 전혀 느끼지 않는다."
이번에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악의'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이 소설은 특유의 심리 묘사와 범죄의 동기가 충격적으로 그려지며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다.
줄거리
'악의'는 인기 작가인 히다카 구니히코가 자신의 집에서 살해당한 채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첫 번째로 발견한 사람은 그의 오랜 친구이자 동료 작가인 노노가미 오사무였다. 노노가미는 범행 당시 히다카의 집을 방문해 약속한 물건을 전달하려고 했으나, 그곳에서 친구의 시신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다. 이 사건을 맡은 가가 형사는 조사를 진행하면서 히다카와 노노가미 사이에 얽힌 관계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히다카의 삶은 겉으로 보이는 성공적인 작가와는 달리 복잡하고 다층적이었다. 가가 형사는 노노가미가 쓴 일기를 통해 사건의 진실을 조금씩 알아내고, 히다카의 과거를 추적한다. 그러나 노노가미 역시 단순한 목격자일 뿐만 아니라 사건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이 점점 명확해진다. 그가 일기에서 남긴 다양한 기록들이 가가 형사에게 여러 질문을 남긴다. 사건의 동기는 단순한 질투나 경쟁심을 넘어서는 복잡한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알아내기까지, 가가는 끊임없이 사건을 추적한다.
결국 노노가미가 범인이라는 것이 밝혀진다. 그는 히다카를 죽인 이유가 자신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진짜 동기는 더 깊은 곳에 숨어 있었다. 히다카와의 관계에서 오랫동안 쌓인 미움과 질투, 그리고 노노가미 자신의 콤플렉스가 결국 비극적인 살인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리뷰
히가시노 게이고의 '악의'는 단순한 미스터리 소설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어두운 감정을 정교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범죄의 동기가 겉으로 드러나는 이유가 아닌, 그 이면에 숨겨진 감정적 요인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노노가미의 복잡한 감정선이 서서히 드러나는 과정은 독자로 하여금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만든다. 가가 형사의 냉철한 추리는 사건을 해결로 이끌지만, 사건이 남긴 여운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특히, 이 작품의 강점은 캐릭터 간의 심리 묘사에 있다. 범인의 동기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하게 얽힌 감정들이 얽히고설키며 마지막 순간까지 독자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이는 단순한 스릴러 소설과는 차별화되는 점이다.
이 소설을 싫어할만한 분
'악의'는 심리 묘사와 인물 관계에 초점이 맞춰진 소설이기 때문에, 전개가 느리다고 느낄 수 있는 독자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사건 자체보다는 그 이면에 숨겨진 동기와 감정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빠른 속도의 스릴러를 기대한 사람들은 실망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범인이 일찌감치 밝혀지지만, 사건의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이 중요한 만큼 이러한 전개 방식이 맞지 않는 독자에게는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
끝맺음
히가시노 게이고의 '악의'는 범죄의 동기가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단순한 범죄 소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어둠을 탐구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다시 생각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가진 작품이니,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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